현대 포노앰프의 북쪽 끝에 위치한 주목해야 할 모델
높은 S/N이 뒷받침 된 아날로그다운 포근한 사운드 ---
현대 하이엔드 오디오 분야를 이끌고 있는 제프 롤랜드 DG(미국)에서 전원부를 별도 케이스로 독립시킨 본격적인 포노 이퀄라이저 앰프인 Conduct(컨덕터)가 등장했다.
제프에서 나온 제품답게 항공기에서 쓰이는 등급의 하드 알루미늄을 절삭 가공한 섀시는 변함없다. 다이아몬드 코팅된 절삭 블레이드로 절삭 처리된 세로 줄무늬 프런트 패널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입력은 모듈 형식인 옵션 사양으로 최대 4계통을 장착할 수 있다. 기본 장착되는 MC 모듈 이외에 좀 더 고급 모듈인 MC 아몰퍼스 모듈과 MM 모듈이 준비되어 있다.
심플한 CR형의 등가회로(等價回路)와 하이 게인 앰프로 구성된 모델이지만,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은 모든 입력 모듈에 버퍼로써 룬달 사와 공동 개발한 트랜스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입력 트랜스를 채용한다는 점은 최근 이 회사에서 나온 앰프들에게 공통되고 있는 특징으로,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여러 가지 노이즈의 간섭을 막는 비법이라고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이 트랜스는 카다스 오디오(Cardas Audio)에서 공급하는 고순도 동선으로 고역 특성에 유의하면서 낮은 권수비(卷數比)로 제조하고 있다.
MC 포노 카트리지의 부하 저항은 24Ω부터 1kΩ까지 전환할 수 있으며, 이 기능은 리어 패널에 있는 토글스위치로 선택하는 정밀 릴레이를 통하여 트랜스의 2차 측에 삽입된 박막 저항에 의하여 이뤄진다고 한다.
출력은 XLR 밸런스와 RCA 언밸런스가 각각 1계통씩 준비되어 있는데, 언밸런스 단자도 룬달 사의 스튜디오 규격 대형 트랜스를 거쳐서 출력되는 사양이다.
표준 MC 모듈과 MC 아몰퍼스 모듈이 장착되어 있는 테스트 제품을 빌려와서 본지 레퍼런스 시스템에 연결하여 그 사운드를 들어보았다(카트리지는 페이즈메이션의 PP2000).
높은 S/N을 바탕으로 하는 맑고 차가운 물 같은 청명함과 아날로그다운 포근함을 실감시켜 주는 놀라운 사운드. ‘해리 벨라폰테 카네기 홀 콘서트’를 들어보니 전후좌우로 넓게 펼쳐지는 사운드스테이지에 압도당했다.
생생하게 실감나는 보컬이 눈앞에서 핀 포인트로 정위하고, 그 뒤에서 심도도 깊게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부드럽게 펼쳐지는 생생한 스테레오 이미지이다. 경험해 보기 어려운 표현력을 갖추고 있는 포노 앰프라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깜짝 놀랐던 것은 사이먼 래틀 경이 지휘한 베를린 필의 다이렉트 커팅 음반인 ‘브람스:교향곡 제1번’ 중에서 제2악장의 향기 넘치는 우아한 연주였다. 아름다운 현이 어우러지는 하모니와 높은 해상감은 믿기 어려울 정도이며, 오케스트라 전체가 마치 하나의 생명체인 것처럼 심포니를 연주해 나가고 뭐랄까, 기적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맛보았다.
표준 MC 모듈과 좀 더 고급 제품인 MC 아몰퍼스 모듈의 음질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 이번 테스트에서의 느낌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MC 모듈은 듣기 좋은 사운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였고, MC 아몰퍼스 모듈은 많은 정보량을 우선하고 있는 사운드라고 생각한다.
어찌되었건 본 제품이 최신 포노 앰프 중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주목해야 할 제품이라는 것은 틀림없다.
제프 롤랜드 Conductor ¥1,550,000
●MM/MC 지원
●입력 임피던스: 24Ω~47kΩ
●크기/무게: 본체 W395×H90×D250mm/최대11.5kg, 전원부 W120×H100×D280mm/2.7kg
●비고: 위 가격은 MC모듈×1과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한 표준 사양. 이에 더하여 다음과 같은 추가 모듈 중에서 최대 3계통을 증설 가능. 추가 모듈: MC모듈(¥270,000), MC아몰퍼스 모듈(¥410,000), MM모듈(¥40,000). 그밖에 강화 전원인 PSU 탑재 사양(¥2,760,000) 있음. 밸런스 입출력 HOT=2번 핀
●문의처: (주)로이코 02)335-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