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와는 아무 상관없는 Apogee Digital은 원래 Sony의 전문가용 디지털 레코더의 안티 에일리어싱 필터를 생산하면서 출발했다. 여전히 전문가용 기기가 주력이지만, 이들의 최저가의 DAC인 이 제품은 준프로와 가정용으로 각광 받고 있어 이 테스트에 합류할 수 있었다.
후면의 ehdcnrrhk 광 S/PDIF 하나씩에 9핀 D 커넥터가 더해진 정도이다(USB와 Firewire는 옵션). 9-D는 XLR 소켓 두 개를 장착한 어댑터와 연결하는 용도인데, 이를 통해 더블 케이블 192/176.4kHz 기기와 멀티채널 ADAT 같은 전문가용 장비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아날로그 출력은 밸런스드 타입의 XLR이지만 3.5mm 잭으로 언밸런스드도 가능하며, 헤드폰 잭은 전면에 배치되어 있다. 옵션인 라인 출력은 전면부의 다이얼로 조절하는데, 사진에서 보다시피 11까지 올라간다! 다양한 모드에서 실제 최대 출력도 짱짱하여, 밸런스드 출력으로 12v까지 가능하다.
디지털 신호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모든 LED가 한꺼번에 고장난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번쩍거려 금방 끌 수 있게 해준다! 내부 조립도 탁월한데, 케이스를 꽉 채우는 보드에 듀얼 인풋 리시버, 고급 Analog Devices DAC와 최고급 OP앰프를 장착했다.
사운드
패널들 모두 이 DAC는 대편성 심포니 오케스트라보다 소그룹 뮤지션의 연주에 더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아주 복잡한 곡에서는 음장이 다소 북적거리는 느낌이 있고, 다른 DAC에 비해 장엄함이나 스케일이 아주 약간 뒤진다는 평이었다.
반대로, Miles Davis는 넉넉하고 디테일하며 무엇보다도 생기와 온기가 가득한 데다 묵직하지만 과장되지 않은 저역과 분위기가 돋보였다. 한 패널은 트럼펫이 최고 음역에서 약간 째지는 소리가 난다고 코멘트하기도 했지만 이 경우에는 오히려 그쪽이 실감난다고 볼 수 있겠다.
뮤지션의 수가 늘어나면 정확도가 아주 약간이나마 감소한다. 사운드는 여전히 활기차고 기운 넘치지만, 특히 낮은 음역의 악기에서 다소 번지는 느낌이 든다. 대편성 오케스트라 역시 테스트 중 최고 기기에 비하면 포커스가 좀 흐려지지만, 실감나는 사운드는 여전하다.
가끔씩 개성이 흐려져서, 완전히 푹 싸이는 기분을 저해하는 느낌이었다. 톤은 흠잡을 데 없고 익숙한 레코딩에서 친숙한 디테일을 들려주기는 하지만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는 점이 아쉬웠다. 최고의 하이파이라면 미세한 디테일을 전달해야 마땅하다. 활기와 즐거움을 준다는 면에서는 추천할 만하지만 통찰력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H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