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vry의 웹사이트를 잠깐 훑어보아도 설립자 Dan Lavry가 얼마나 골수까지 엔지니어이며 글도 잘 쓰는지 알 수 있다. 그는 독자적인 견해도 가지고 있어서, 96kHz 이상의 아주 높은 샘플 레이트를 반대하기도 한다.
엔지니어링에 강하게 치우친 경향은 이 제품에서 다양하게 드러나는데, 구식인 스테레오/모노 스위칭(마스터링 엔지니어에게 유용)과 ‘Wide’, ‘Narrow’, ‘Crystal’ 세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PPL(Phase-Locked Loop)’ 스위치 등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Crystal’에서 지터가 가장 적어야 하지만 실제 차이는 아주 작다. 디지털 볼륨 컨트롤은 12v 최대 출력까지 1dB 단위로 조정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밸런스드 모드이고 DA-10이 밸런스드 출력이긴 하나, 내장 점퍼를 변경하면 표준 XLR-RCA 어댑터를 사용해 최대 6v 출력으로 언밸런스드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다.
입력은 포노, Toslink, XLR이 하나씩 있고, 전원은 후면의 주전원선으로 공급받는다. 전원부는 내부 공간의 1/4 정도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뛰어난 최신 리시버, 컨버터, op 앰프 칩 등으로 제법 꽉 차 있다. 만듦새는 전반적으로 아주 우수한 편.
사운드
우리 패널들은 이 DAC를 존중했지만 그다지 반하지는 않았다. 즉, 디테일한 성능에 칭찬은 많이 받았지만, 실제로 들려준 음악에는 놀랍게도 큰 감명을 받지 않았다는 말이다. 언제나처럼 패널들이 생각해낸 이유가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고역에 대해 코멘트가 쏟아졌다는 사실이다. 고역은 분명 최상급의 확장감과 투명함을 자랑하며 테스트 곡을 지나치게 드러내주지만, 그에 따른 단점이 없지 않다. 특히 DA-10의 고역이 다소 지나치다는 느낌 때문에, 한 패널은 아주 약간 거칠다고 평했고, 다른 패널은 저역 부족을 불평했다. 주파수대역에서 나타난 작은 불균형이 듣는 사람에 따라 크게 다른 해석을 불러온 것이다.
하지만 Lavry에 대한 칭찬도 아주 많았다. 스트레오 이미징은 디테일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아주 우수하다 느껴졌는데, 때로는 전반적으로 살짝 튀어나오는 느낌이었다(역시 고역과 관련이 있을까?). 사운드의 공간감이 뛰어나고 이미지는 흔들림 없이 굳게 자리 잡는데, 음량이나 악기 수에 구애받지 않는다.
저역에서는 의견이 크게 갈라졌다. 양감에 대한 불평이 있었지만, 깊이와 정확성에 대해서는 칭찬이 나왔다. 정말 깊이 내려가며 비록 무게감과 임팩트가 뒤질지언정, 흠잡을 데 없는 제어력 뛰어난 튜닝이 돋보인다. 비록 꽝꽝 울리는 ‘파티용 저역’은 아니며, 리듬감과 타이밍을 중시하는 이라면 아쉽게 느낄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너무나 순수해서 취향을 타는 종류의 하이파이 기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