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의 / 전당 #004
SPEAKER SYSTEM
B&W 800D3
★ Stereo Sound Grand Prix 2016 골든사운드 상
노틸러스의 설계 사상을 계승하여 사용하기 쉽도록 개량한 800 시리즈 다이아몬드의 제3세대 톱모델---
B&W에게 있어서 ‘노틸러스’는 커다란 유산이다.
그런데 앞(#003)에서 기술했듯이 노틸러스는 우퍼에도 소음기가 적용됐기 때문에 저음역을 보정하는 회로가 필요하며, 그로 인해 적게 잡아도 2채널 멀티앰프 구동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런 사용법으로는 많은 스튜디오에서 채용하는 상업적 성공을 바랄 수 없다.
디키 씨가 사직한 이후에 노틸러스의 설계 사상을 계승한 B&W의 기술진은 노틸러스를 사용하기 쉽도록(울리기 쉽도록) 개량하였다.
우퍼의 소음기 대신 인클로저를 선택한 것이었다.
그 인클로저는 평범한 직방체가 아니다.
곡면 가공을 통해 합판을 물방울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공진을 분산시킬 수 있으며 튼튼한 인클로저를 완성하였다.
또한, 구체(球體)와 짧은 뿔을 합성함으로써 긴 뿔(소음기)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적절한 크기로 축소한 미드베이스&미드레인지용 뿔을 만들어 냈다.
동사 800 시리즈의 대형 모델에 얹혀 있는 구체가 그것이다. D3 이전에는 그 구체에 장착된 15cm 구경의 노란색 콘이 상징적 존재였다.
B&W는 노란 케블라 섬유로 만들어진 콘을 40년 동안이나 계속 사용해 왔지만, D3에서는 광택이 있는 회색 컨티넘 콘(Continuum Cone)이 새롭게 탑재되었다.
이로 인해 소재에 따른 음의 특성이 극히 저하됐으며 미드레인지의 투명도가 향상되었다.
고급 스피커의 양산 기기
한때 800 시리즈에는 38cm 우퍼가 탑재된 모델이 있었다.
그 크고 튼튼한 우퍼는 1kW 내입력을 자랑했는데, 전 세계의 어떤 스튜디오에서도 그 우퍼를 날려 먹은 적이 없기 때문에 동사는 ‘38cm 우퍼는 역시 과하다’라고 판단하여 제조를 종료하였다.
이후 800 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델 800에는 25cm 우퍼를 2개 사용하는 구성이 채용되었다.
보통 고급 스피커는 수작업으로 소량만 생산되므로 가격이 무척 높아지고 만다.
B&W의 800 시리즈는 ‘양산되는 고급 스피커’이다.
현대적 설비가 갖춰진 공장에서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합판을 구부려 물방울 모양의 인클로저를 만드는 곡면 가공 기계가 여러 대 가동되고 있으며 고명한 자동차 메이커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도장 로봇이 일하고 있다.
페어로 450만 엔인 가격이 낮다고 이야기하면 조심성이 없어 보이지만, 800D3의 만듦새를 생각하면 구입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생각이 든다.
양산되기 때문에 이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고급 스피커인 것이다.
그 대량 생산 체제를 엿볼 수 있었던 것은 2005년에 800 시리즈 최초의 ‘D’ 모델이 등장했던 때의 일. 트위터의 다이아몬드 진동판을 제조하는 공장에 주문한 진동판의 수가 무려 6000장이었다는 것. 800 시리즈는 등장 이후(‘노틸러스 800 시리즈’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8년) 다양한 개량을 받았으며 그때마다 명확한 진화를 보였다.
꾸밈없는 울림을 인정하여 본지에서 시청실의 레퍼런스 스피커로 채용한 800D3는 지금도 계속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