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음악 애호가들을 충족시키기 위한 앰프 유니슨 리서치
우선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일단 회사 구조에 대해 잠시 설명해주시죠.
BN : 저의 부친이자 오너인 지오반니 나스타씨에 의해 오페라와 유니슨 리서치(이하 UR)는 같은 그룹 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실은 부친께선 이전에 워퍼데일의 경영권도 가진 적이 있는데, 오페라를 만나면서 매각하고, 이쪽 일에 집중하고 있죠. 그때가 2004년의 일로, 그 이후 두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듣고 보니 바르톨로메오 당신은 꽤나 행운아라 여겨집니다.
BN : 물론 저 또한 오디오와 음악을 좋아해서 이쪽 일을 하는 게 즐겁습니다. 한국에는 2006년에 한 차례 방문한 터라 그리 낯설지는 않죠.
여기서 잠깐 UR의 역사에 대해서 짚어보죠.
BN : 지금부터 24년 전인 1987년, UR의 역사는 시작됩니다. 지금까지 동사를 주재하고 또 제품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지오반니 사케티(Giovanni Sacchetti)씨에 의해 845 진공관을 쓴 제품이 이때에 탄생하죠. 당초 수학 교수로 재직하던 사케티씨는 개인적으로 진공관 앰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진공관에 대한 그의 지식은 백과사전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방대합니다. 아무 진공관 앰프나 건네면 1주일 만에 그보다 훨씬 좋은 퀄리티의 제품으로 탈바꿈시킬 정도니까요.
심플리 투가 나온 것도 그 즈음이죠?
BN : 네. 1991년도라 기억하는데, 영국에서 열린 쇼에 참가했다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일본에서 온 수입상은 즉석에서 계약을 채결한 바, 이후 매년 100개 이상씩을 주문했죠. 지금까지 누적 판매 대수가 2천대는 훨씬 넘으리라 예상합니다.
그 이후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
BN : 이즈음 사케티씨는 파트너를 새로 영입합니다. 그리고 유니코 라인을 시작하죠. 여기서 유니코(Unico)란 영어로 “유니크”(Unique)와 같은 뜻입니다. 가격이 싸면서 외관이 멋지고 또 알루미늄 프런트 패널까지 달아 고급스러움도 더했죠. 그래서 넘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서 공장도 비첸차에서 도손 디 카지에르로 옮깁니다. 조금씩 기재를 옮기다 보니 완전히 이사한 것은 2002년경이죠. 이 때 채널당 8오옴에 80W를 내는 유니코를 중심으로 두 가지 모델이 더해집니다. 뒤에 SE가 붙은 버전은 130W를 내고, P가 붙은 것은 50W입니다. 참고로 여기서 P는 "피콜로“ 즉, 작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CD 플레이어가 나왔죠?
BN : 맞습니다. 역시 두 기종인데 하나는 유니코 CD이고, 또 하나는 유니코 CDP입니다. 전자는 ECC82 튜브가 두 개 들어가고, 후자는 한 개가 들어가죠. 기본적으로 유니코 시리즈는 하이브리드 형태입니다. 출고 당시 하이브리드라고 하면 TR와 진공관을 조화시킨 제품들이 조금 있는 형편이었는데, UR은 모스펫과 진공관을 조화시킨 포맷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 저희 매출 현황을 보면 유니코 라인이 60%, 진공관 라인이 40%를 차지합니다. 참고로 저희는 진공관을 쓸 때, 약 60% 정도의 힘만 뽑아냅니다. 그래야 오래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UR이 소재한 지역은 공업 지대로도 꽤 이름이 높은 것으로 압니다.
BN : 베니스를 중심으로 한 베네토 지역에는 알찬 작은 회사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태리 경제의 엔진”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죠. 일례로 담배를 만드는 기기를 생산하는 회사가 전 세계에 딱 한 개가 있는데, 바로 이 지역에 있죠. 베네통이라는 패션 브랜드 아십니까? 역시 이곳에 있죠. 프라다나 구찌에 안경을 공급하는 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회사의 모토도 이렇습니다. 바로
“제로 킬로미터.”(Zero Km)
이게 무슨 뜻입니까?
BN : 중요한 부품들을 조달하는 업체들은 모두 인근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때 그때 주문을 하고 또 수정을 해서 쓸 수 있거든요. 만일 지구 반대편에 있는 지역에서 공급받는다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비행기를 타야하고, 그만큼 생산 공정에 차질을 빚을 것 아닙니까?
사실 이태리는 패션이나 관광 산업이 발달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런 공업 기반도 상당하죠. 그 이점을 톡톡히 보는 것 같습니다.
BN: 저희 회사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위 여건이 좋아 효율적으로 생산 공정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를 연상하면 됩니다. 공장 안에서 제품과 관련된 모든 공정을 일일이 장인의 손으로 해결합니다. 심지어 앰프에 쓰이는 목재도 일일이 말려서 페인팅할 정도니까요. 시간이 좀 걸리지만 확실한 퀄리티를 위해선 어쩔 수 없죠.
그렇다면 UR에서 제일 중요시하는 것은 뭡니까?
BN : 바로 음질입니다. 저희는 우선 기판을 만들어 설계를 한 후, 음을 듣습니다. 만족할 만한 수준이 나올 때까지 수없이 수정하고 또 개량하죠. 박스는 그 다음에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디자인도 중요합니다. 점점 주거 공간이 협소해지고, 다른 가구들과의 조화도 생각해야 하니까요.
UR이 추구하는 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BN : 공격적이지 않아야 합니다. 너무 자극적이면 오랫동안 음악을 들을 수 없죠. 저희는 소파에 편하게 앉아 와인을 마시면서 몇 시간이고 질리지도 않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태리 하면 와인이 떠오릅니다.
BN : 그래요.(웃음) 저희 부친은 와인 수집가로 유명합니다. 회사에만 7천 병 정도를 수집해놨으니까요. 그것도 모자라 직접 와이너리를 사서 경영하고 있죠. 개인적으로 오디오와 와인은 통하는 바가 많다고 봅니다. 저희 제품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런 풍류를 잘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와인같은 오디오라 … 정말 좋은 표현입니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BN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