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시스템을 위한 화려한 출입문
― 모세 오디오 M60 멀티 콘센트
박 성 수
2000년대 이후 하이파이 오디오 액세서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장 큰 흐름은 새로운 영토의 발견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하이엔드 오디오 애호가들조차도 예전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던 부분, 그리고 무심결에 지나쳤던 부분을 커버하는 새로운 액세서리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모세 오디오의 M60은 그 동안 사각 지대에 놓여 있었던 멀티 콘센트를 오디오 액세서리로 정립하고자 하는 시도를 담고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흔히 멀티 탭이라고 부르는 멀티 콘센트에도 하이파이 오디오 전용이라는 머리말을 붙이는 것이 가능할까? 혹시 고가의 오디오 시스템에 가격만 맞춘 고급 제품 정도로 취급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이에 대해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필자만 해도 꽤 오랜 세월 멀티 콘센트 선택을 놓고 고민을 해 왔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하이파이 시스템을 사용하려면 최소한 5구 이상의 입력을 제공하는 멀티 콘센트가 필요한데, 주변에는 도대체 믿음이 가지 않는 싸구려 제품들만 널려 있기 때문이다. 이들 제품 중에서 쓸 만한 것을 고른다는 것 자체가 허망한 일이라는 절망감을 느끼지 않았던 적이 없다. 고가의 오디오 시스템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출입문이자 분배기인 멀티 콘센트를 고르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모세 오디오의 M60은 멀티 콘센트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애호가를 위한 선물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일부 애호가들은 모세 오디오가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 국내 회사라는 것을 두고 M60의 구입을 망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제품의 안팎을 꼼꼼히 살펴보고, 음향까지 확인해 본 결과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무엇보다 먼저 이 기기에서 가장 특필할 것은 요즘의 하이파이 오디오 기기들이 채택하고 있는 초대형 플러그들을 연이어 꽂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인조 대리석으로 된 견고한 몸체이다. 무게만 9킬로그램이다. 그리고 여기에 세련미 넘치는 디자인까지 추가하고 보면, M60은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에서 화룡점정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액세서리라는 느낌이 든다.
다음으로 기기 내부를 살펴보면, M60은 PCB 기판 없이 금․은선의 합금재로 구성된 특수한 배선재를 사용하고 있고, 콘센트는 세계적 명성을 갖고 있는 독일 회사인 베르커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HB 제품의 멀티 콘센트도 베르커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전원 인렛 단자는 금도금한 후루텍의 제품을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접점 및 금속 부위를 모두 24K 금도금 처리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M60을 비롯한 모세 오디오의 멀티 콘센트는 제품 한 개를 제작하는 데 일주일이 소용되는데, 그 이유는 내부 배선을 100퍼센트 하드와이어링으로 작업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에 필자가 시청한 멀티 콘센트는 6구를 제공하는 M60 실버 버전이다. 참고로 상위 버전은 골드 버전이다. 시청 결과를 요약해 보면, 인공 대리석 소재로 제작한 고급스러운 디자인에서 묻어나는 견고함․안정감․우아함의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한 음향을 이끌어 내는 멀티 콘센트가 바로 M60이라는 느낌이 든다. 음향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음향 무대가 살짝 뒤로 물러서면서, 저음은 견고하면서도 중량감을 살려내고 있고, 일반 오디오 시스템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야단스러운 고역과 경질로 흐르는 중역이 상당 부분 정제된 이미지로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마디로 음향 자체를 견고하게 다듬어 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음향 자체의 품격을 높이는 제품이 모세 오디오의 M60이라고 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