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LAB 8200CDQ CD PLAYER
미리 들어보는 Audiolab
Richard Black이 프리앰프가 장착된 Audiolab의 8200CDQ 플레이어/DAC를 미리 들어보았더니 모든 것을 좋아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Audiolab의 ‘기본’ CD 플레이어인 8200CD는 전기신호, 옵티컬 및 USB를 비롯한 여러 가지 디지털 입력단자가 있기 때문에 CD 재생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내부에는 기본사양으로 들어있는 한참 여유 있는 용량을 가진 복수의 정압 전원공급장치를 비롯해서 다양한 전자부품이 들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udiolab의 수석기술자인 존 웨스트레이크(John Westlake)는 아직도 소박해 보이는 이 새시 안에 더 많은 장치를 집어넣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고 그래서 ‘CDQ 변형’ 버전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Q라는 글자가 의미하는 차이는 이 모델이 프리앰프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입력용으로 세 개의 라인레벨 아날로그 입력단자를 추가하였으며 물론 볼륨조절장치도 있다. 솔직히 말해서 이는 아주 재치 있는 생각이기는 하지만 이미 가변출력용 DAC를 가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일반적인 프리앰프 없이도 잘 꾸려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날로그 입력단자 세 개로는 그다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디지털 입력단자가 다섯 개나 있기 때문에 이 기기는 아주 융통성이 있어 보인다.
많디 많은 디지털 소스기기에는 당연히 디지털 출력단자가 있으며 따라서 이 비율은 잘 책정된 것으로 생각된다.
존 웨스트레이크가 설계한 제품에는 항상 예상 밖의 전개가 있었지만 이 제품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깔끔하게 정돈된 편이었다. 디지털 소스를 사용할 때는 언제나 디지털이나 아날로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이 얘기의 요점은 이 기기가 디지털 영역(어쨌든 DAC 안에 내장된)과 아날로그 양쪽에서 모두 게인을 바꾸는데 필요한 부가장치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으로 후자는 아날로그 입력소스를 처리하는데 필수적이며 기기내부에서 디지털 신호로 전환되지 않는다. 이러한 선택을 하는데 그다지 큰 영향은 주지 않았겠지만 이는 수평적 사고전환에 따른 기발한 대안으로 이 기기를 여러분의 기호에 맞게 세팅하는 과정에서 시험해봐야 할 일이 한 가지 더 생겼다는 의미도 있다.
그 외에도 확인해봐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도 여러 개의 디지털 필터가 제공하는 기능은 정말로 다양하다. 실제로 모든 CD 플레이어와 DAC는 아주 초기시절부터 디지털 필터를 사용해왔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 즉 필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D-A 변환 시에
발생할 수 있는 높은 디스토션을 피하기 위해 업샘플링과 오버샘플링으로 알려진 기능을 사용했다. 디스토션은 초음파여서 여러분은 (아마도) 직접 듣지는 못하겠지만 도중에 가청 디스토션을 야기해서 앰프와 스피커에서 큰 소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
전통적인 디지털 필터는 최대 20kHz의 고른 반응성과 24kHz 이상의 거의 영에 가까운 반응성을 목표로 하며 본격적인 충격이 발생하기 전후에 ‘울림’을 드러내는 충격 반응성을 드러낸다.
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기도 전에 이 울림현상이 소리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대한 논
쟁이 먼저 휘몰아쳐서 설계자들은 이러한 사전-울림을 제거하는 다양한 필터를 장착하거나 실제로 전혀 울림이 생기지 않도록 만들어서 이에 대응하였으며 후자는 전통적으로 이상적
이라고 여겼던 방식에서 벗어난 주파수 응답성을 그대로 제공하게 되었다. 8200CDQ에는 기본적인 것 외에도 여러 가지를 추가한 전혀 새로운 종류의 필터장치를 적용하였다.
이 필터 세팅은 모두 설정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또한 각각의 입력소스에 맞도록 감도
를 조절하거나 각각의 입력을 고정된 게인의 ‘홈 시어터 모드’로 설정할 수 있으며 외장형 프리앰프로 사용하기 위해서 프리앰프 기능을 완전히 꺼버릴 수도 있다. 또한 다소 신비롭기까지 한 옵션인 ‘DPLL 대역폭’은 기본적으로 부실한 디지털 입력소스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는 전문가급 기기에나 간혹 적용되는 방식으로 영국산 하이파이로는 다소 이례적이지만 사용자에게는 덜 까다로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재량을 부여하는 반면에 디지털 소스가 제대로 처리될 때(괜찮은 기기에서는 거의 다 그렇겠지만)는 지터 관련 성능의 최적화가 이루어진다.
이 기기의 하이엔드에 대한 열망에 걸맞게 Audiolab은 이 기기에 통상적인 언밸런스 출력
단자와 나란히 밸런스(XLR) 출력단자도 장착하였다. 또한 높은 샘플 레이트를 지원할 수 있는 기능 덕분에 S/PDIF를 통하여 24비트/192kHz를 그리고 USB를 통하여 하이엔드 디지털 소스를 재생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극소수의최신 DAC같이 크기는 조그마하지만 다소 교묘하다고 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로 지터의 주 원인을 한 방에 날려버리기 위하여 USB에서는 비동기 모드를 이용하며 또한 이는 양방향 데이터 전송을 지원한다는 것은 PC나 맥에서 적절한 미디어 플레이어를 사용한다면 8200CDQ의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완벽한 스트리밍 기능은 아니지만 절반쯤은 된다고 하겠다.
이 기기는 구조상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보다 전원공급장치의 용량도 훨씬 크고 방식도 올-리니어 타입이며 아날로그용 고급 부품, 전원공급장치 및 여유 있는 용량의 방열판, 등 아주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클래스 A 헤드폰용 앰프가 있다는 것도 좋은 대책이다. 아주 사소하지만 두 가지 불만이 있는데 디스플레이가 너무 평범하고 CD 트랜스포트가 돌아갈 때 다소 쌕쌕거리는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둘 다 상당히 신경을 써야지만 알아차릴
수 있으며 또한 이 가격대의 제품으로서는 지나친 불평일 수도 있다.
음질
만약 이 Audiolab 모델이 럭서리 라이프스타일 제품이라면 이러한 불만은 좀 더 심각한 문제가 되었겠지만 동사는 그 대신에 이 제품의 특징을 ‘처음부터 끝까지 음질에 치중’했다고 단단히 못을 박았다. 그래서 이 기기는 그런 측면에서만 평가하는 것이 공정하며 나도 더 이상 투덜거리지 않기로 했다. 8200CDQ는 정말로 좋은 점이 많아서 심히 까다로운 사람들이라도 실망스러워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이 기기는 어떤 모드로 사용해도 만들어내는 소리는 정말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신뢰성, 안정성 및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내가 피아노 독주로부터 글램 록이나 단순한 발라드, 등 여러 종류의 곡에서 여러 번 확인한 사실이다. 고성능 파워 앰프와 스피커 - CDQ 가격의 일곱 배나 되는 기기도 포함된 - 를 사용해보아도 이 Audiolab은 소리를 재생하는 과정에서 그다지 문제가 될만한 요소가 있다고 느낀 적이 없다. 사실, 이 제품은 나로 하여금 파워 앰프에서 사소한 특성상의 차이까지도 식별할 수 있게 도와주어서
비싸지 않은 가격을 감안할 때 이 기기가 가진 고수준의 솔직함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나는 이 기기로 들어본 몇 개의 오라토리오 곡에 특별히 흥미를 갖게 되었는데 대규모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오라토리오에도 관현악과 더불어 성악이 포함되어있으며 때로는 전체적인 라인업이 백 여명의 출연자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수많은 구성원의 미묘한 사운드 소스를 막아버리거나 뭉개버리지도 않고 그 소리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하나의 개가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CDQ는 CD가 아닌 디지털 입력은 물론 아날로그 입력 시에도 변함 없이 잘 처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모든 성악부와 악기음은 전체적인 사운드를 그려내면서도 명료하게 구분되고 제각기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시에 나로 하여금 그 공연의 규모와 광대한 다이나믹의 변화를 아주 확실하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와는 정반대로 내가 불과 며칠 전에 녹음한 곡은 아주 재능이 많은 젊은 재즈 피아니스트의 곡이었는데 악기 연주에 따른 미묘한 활기를 보여주는 박력과 톤 및 다이나믹과 더불어 내가 어떤 방법으로 이 세션을 즐길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생생하게 알려주었다.
또한 우연히 몇 장의 록 CD를 입수하게 되어서 CDQ의 내장 트랜스포트에 장착된 S/PDIF 디지털 입력단자와 아날로그 입력단자(dCS DAC에서 전송받는)를 서로 비교해보는 재미를 즐길 수 있었다. 더 듣고 싶은 생각을 들게하는 저역확장성은 물론 두드러진 이미징과 충
실함이 있어서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이 두 종류의 입력 사이에서 약간의 차이를 느꼈으며 아마도 아날로그 입력 쪽이 좀 따듯한 반면에 S/PDIF가 덜 유연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CD 트랜스포트와 S/PDIF 입력은 선택한 디지털 필터의 효과가 있었지만 ‘Optimal Spectrum’나 dCS에서 비슷한 필터를 선택했을 때는 눈을 감고 들어도 언제나 그 차이를 집어낼 수 있다고 전혀 확신할 수는 없다. 이것이 그 최종 결과이다.
그래도 음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필터를 바꾸면 확실한 효과가 있다. 무조건 ‘Optimal Transient’에 푹 빠져든 척 할 수는 없지만 얼마나 오래 들어보았는지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직감적이며 선견지명이 있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 그렇지만 오래 들어보면 좀 더 특별한 느낌을 주는듯한 ‘Optimal Spectrum’을 통해서 나오는 소리가 그냥 더 섬세한 것 같기도 했다.
프리앰프의 아날로그 및 디지털 모드 중에서 전자가 다소 더 따듯한 느낌이라는 Audiolab의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정말로 매우, 매우 근소한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사실은 이 모델이 아주 능력이 뛰어난 기기이며 이러한 능력으로 볼 때 그 가치 또한 뛰어나다는 것이다.
장점: 의미심장한 소리; 저역과 고역의 확장성은 나무랄 데가 없다
단점: 아날로그 입력은 디지털만큼 깨끗하고 명료하지 않다
총평: 재능이 많고 또한 그 재능이 뛰어난 아주 매력적인 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