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T RESERVOIR
전기의 저수지를 만들자! ― TAKT 레저브아(Resevoir)
글 / 박성수
최근 국내 회사인 택트는 토목 분야의 내진(耐震) 기술을 오디오 시스템에 응용·적용한 다양한 액세서리 제품들을 연이어 내 놓으면서 애호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작년 12월호에 필자는 이 회사의 신제품 콰지어스에 대한 시청 리포트를 게재한 바 있는데, 당시 시청 작업을 진행하면서 콰지어스가 이끌어 내는 극적인 특성 변화에 상당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놀라움보다는 경이에 가까웠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콰지어스를 접속하기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지는 해상도, 대역 밸런스, 심도 등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 마디로 접지의 중요성을 모르는 오디오 애호가는 거의 없겠지만, ‘유사접지’ 개념을 도입한 콰지어스는 기술 적용 여하에 따라 접지가 음향에 끼치는 심대한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 주었다. 이 제품이 들려주는 음향은 접지에 대한 상식을 간단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이처럼 극적인 변화는 택트가 보유하고 있는 노하우와 일반 접지 이론이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해야 할 것이다.
콰지어스에 대한 궁금증도 미처 해소하지 못한 상태인데, 이번 달에는 택트의 새로운 제품이 필자의 스튜디오에 배달되었다. 제품명은 ‘저수지’를 뜻하는 프랑스어 ‘레저브아(Reservoir)’라고 하는데, 포장을 벗기는 순간 필자는 잘못 배달된 물건이 아닌가 하는 의문
이 들었다. 콰지어스와 동일한 물건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재질의 원통에도 차이가 없었고, 원통의 규격 또한 높이 139밀리미터와 파이 150밀리미터로 동일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콰지어스가 오디오 시스템에 직접 접속하여 사용하는 장치인 데 반하여, 레저브아는 별도의 접속 케이블과 단자 없이 간단히 전원만 연결하여 오디오 랙의 상단부에 놓기만 하면 설치가 완료되는, 사용상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며, 콰지어스와 달리 원통 하부에 제품 내부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중화하는 장치인 T.M.D.라는 검정색의 금속재 원반을 장착하고 있다. 택트의 김종헌 사장은 T.M.D.를 내진(耐震)에서 사용하는 면진(免震) 장치 기술을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오디오 기기에 직접 접속을 하지 않는 오디오 액세서리라? 일반 상식으로는 당최 이해하기 힘든 일일 것이다. 그리고 저수지라고 했는데, 도대체 무엇을 왜 담아두며, 그 효과는 대체 무엇일까? 김종헌 사장은 레저브아를 전원 강화 장치로 간단하게 정의하면서 예전에 국내에 수입되었던 RGPC의 차폐 트랜스를 택트 나름으로 개선한 제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제품은 초크 트랜스와 약간의 회로― 택트의 노하우이므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 ―를 내장하고 있는데, 초크트랜스를 이용하여 오디오 시스템을 구동할 수 있는 충분한 전류량― 일시적으로 강력한 다이내믹을 연출하는 데 필요한 전류량―을 확보하고,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리플을 잡아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음향은? 음향에 대한 관점과 취향에 따라 호오(好惡)가 갈릴 수 있겠지만, 레저브아는 가정용 전기 사정이 그리 좋지 않다고 느끼는 애호가, 오디오 시스템의 해상도가 떨어
진다고 생각하는 애호가, 그리고 음악 표현의 명료도가 약하다고 느끼는 애호가를 위한 액세서리라고 하면 좋을 것 같다. 한 마디로 전류량을 넉넉히 확보하고, 전기 자체의 순도를 높여서 오디오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노이즈를 제거하는 것을 타깃으로 맞추고 있는 제품이다. 그렇다면 효과는? 믿기 힘들겠지만, 전원을 연결하자마자 자신의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극적인 변화를 금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